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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4 22:22

2308 나연서

  • 나연서 오래 전 2025.11.14 22:22 3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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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영화로 깊게 생각하기(아이엠 샘)


  영화를 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샘의 한계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루시가 아빠와 있을 때만큼은 안정감을 느낀다는 점이었다. 샘은 제도적으로는 ‘부족한 부모’로 보일 수 있지만, 루시에게는 일상을 지켜주는 가장 중요한 존재였다. 지적 능력, 경제력, 사회적 적합성 등의 요소가 제도 안에서는 양육 능력의 핵심 기준이 되지만, 실제 양육의 본질은 정서적 안정, 지속적인 애정, 관계의 질과 같이 계량화하기 어려운 요소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능력이나 조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걸 샘과 루시 부녀관계가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 리타 역시 흥미로운 대비를 보여준다. 겉으로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능력 있는 성인’이지만, 자신의 가정에서는 오히려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흥미로운 점은, 리타가 샘을 돕는 과정에서 “누가 누구를 돕는가”의 구도가 뒤집힌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리타가 샘의 법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샘이 가진 소박한 진심이 리타의 혼란스러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능력과 지위가 높은 사람이 오히려 한계를 가진 사람에게서 배운다는 구조가 형성되는 지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샘과의 만남을 통해 리타가 자신의 모성, 관계의 방식,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과정은 영화에서 중심으로 다루는 주제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보는 동안 여러 장면에서 루시가 일부러 학교 수업을 게을리 했던 건, 아빠보다 똑똑해지는 게 두려워서가 아니라, 관계가 변할까 봐 걱정한 마음일 수도 있겠다고 봤다. 아이가 스스로를 조절해 관계를 지키려는 건 어른들이 예상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더 낯설고,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점에서 샘이 루시를 양육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제도적으로만 판단하기엔 너무 복잡한 감정과 상황을 포함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또 공동 양육이라는 결말이 나왔을 때, 완벽하지 않은 사람에게 필요한 건 대체가 아니라 보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한계는 곧 관계의 끝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주변의 도움으로 유지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러므로 가족이라는 구조가 한 사람의 능력에 전적으로 달린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드는 관계라는 점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결국 이 영화는 ‘누가 부모 자격이 있나?’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에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관계, 돌봄, 책임, 그리고 지원의 방식까지 모두 다시 돌아보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너무 단정적이지 않은지, 그리고 관계라는 건 능력보다도 오래 버티고 지켜내려는 마음에서 생기는 게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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