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출
2025.06.10 13:17
2120최서윤
- 최서윤 오래 전 2025.06.10 13:17 1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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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과 마주하고, 그들의 감정에 반응해야 하는 노동의 세계에 관심이 많다. 그곳에서는 계산된 효율성보다, 때로는 말 한마디와 눈빛 하나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어떤 이들은 이를 감정노동이라 부르며 가볍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감정을 다룬다는 것은 단순한 미소나 인사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타인의 필요를 미리 감지하고, 그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섬세한 관찰력과 책임감, 그리고 그 순간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이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이 노동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러한 노동을 하다 보면, ‘나’라는 존재는 단순한 일꾼이 아니다. 나는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나의 말투, 나의 태도, 나의 작은 선택 하나가 타인의 기분, 기억, 인상을 형성하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노동은 단순한 일상적인 행위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아주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은 내가 내 일을 사랑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또한 나는 노동이 자아실현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큰 가치를 느낀다. 노동은 나의 성향, 태도, 철학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수단이다. 어떤 사람은 문제 해결 능력을, 어떤 사람은 공감 능력과 섬세함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나에게 노동은 나의 삶의 태도와 가치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래서 나는 내 일을 성실히 해내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들은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고, 사람들을 배려하며, 공동체를 위해 묵묵히 일한다. 그런 사람들의 자세는 단순히 기술이나 능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종교적 관점에서도 노동은 단지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기독교에서는 노동을 ‘사랑의 실천’이라고 말한다. 타인을 위한 봉사이자, 신의 창조 질서에 동참하는 행위로 본다. 불교에서는 ‘정업’, 즉 올바른 직업 활동을 수행의 일부로 여긴다.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는 일이 아닌,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공동체에 이로운 방향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이 말들에 공감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이런 가치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물론 때로는 노동이 지치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특히 반복적인 일과 사람을 상대하는 상황 속에서는 스스로가 ‘도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나는 ‘왜 이 일을 선택했는가’, ‘이 일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를 다시 떠올린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다시 힘을 얻는다. 진심으로 누군가의 필요에 응답하는 일, 보이지 않는 노력을 통해 타인의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일. 그것이야말로 노동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가치라고 믿는다.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되든, 나는 그 노동 속에서 사람을 존중하고, 나 자신을 담아내며, 세상에 작은 긍정적 흔적을 남기고 싶다. 노동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둘이 맞닿을 때, 우리는 노동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의 진정한 가치는 그 일을 얼마나 성실히 했는가보다, 그 일을 통해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에 있다. 나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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