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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9 19:53

2311박소영

  • 박소영 오래 전 2025.06.09 19:53 3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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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일랜드]를 본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아빠와 함께 영화를 보다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때는 복제인간 중 한 명이 장기 적출 대상이 되어 작살에 맞고 끌려가는 장면이 가장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 내게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장면은 달라져 있었다. 출산을 막 마친 클론이 아이를 품에 안을 새도 없이 죽임을 당하고, 아이는 스폰서에게 넘겨지는 장면이었다. 이전 장면보다 훨씬 평온하게 연출되지만, 오히려 그 차분함 때문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인간을 도구처럼 쓰고 버린다는 느낌이 더욱 명확하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장면들은 단지 영화 속 상상이 아니라, 현실 속 기술 발전이 향하는 방향에 대한 경고처럼 느껴진다. 유전자 편집, 인공지능, 장기 배양 기술 등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좌우하게 된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에 따르는 윤리적 책임을 고민해야 한다.
문제는 기술의 속도에 비해, 그 기술을 다루는 우리의 태도와 가치관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연장하는 희망이 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간성을 부정당한 채 소모품처럼 버려질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을 ‘할 수 있느냐’보다 ‘해도 되는가’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생명을 다루는 기술일수록, 그 안에 깃든 존엄과 권리를 먼저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점점 더 정교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을 복제하고, 생명을 설계하고, 질병 없는 신체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가능성 앞에서 우리는 흥분하기 쉽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방향으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진보가 아니라 파괴에 가깝다.
영화 [아일랜드]는 그런 경고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던진다. 생명을 도구로 다루는 기술은 반드시 그 생명의 가치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누군가의 편리를 위해 다른 누군가의 존재가 무시되는 사회는 결코 정의롭지 않다. 앞으로의 사회가 기술에 끌려가기보다, 기술을 윤리적으로 이끄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생명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사회, 그리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고민하고 멈출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사회. 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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