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출

2025.06.12 00:26

2608 박가현

  • 박가현 오래 전 2025.06.12 00:26 6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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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종종 노동을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그런 관점을 통해서는 노동이 인간에게 주는 깊은 의미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나는 노동의 진정한 가치를 존엄의 확인 그리고 책임의 내면화, 관계의 확장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보려 한다.
  노동은 인간의 존엄을 증명한다. 노동은 단지 육체적 활동이 아니라 사람이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방식이다. 사람은 본능만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의미를 추구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한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켰다는 사실이 존재의 깊이를 확인하게 해줄 수 있다. 물질적 보상이 없더라도 노동을 통해 삶의 목적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술가가 수익보다 표현의 진실을 택하고 교사가 눈앞의 성과보다 한 사람의 성장을 기다리는 것도 자신의 노동이 그리고 세상에 남긴 흔적이 곧 자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동은 인간이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창조하고 기여하는 존재’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과정이다. 또한 그 자체로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준다.
  노동은 책임을 배우는 방식이다. 노동에는 항상 결과가 따르기에 내가 한 행동이 단지 나 혼자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다시말해 노동은 곧 책임의 훈련이다. 프로젝트 조별 활동에서 자료 조사와 정리를 맡았을 때 나는 처음에 자료만 모으려고 시작했다. 하지만 발표 당일 팀원들은 내 정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누군가 나를 믿고 있다는 감각 그리고 그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긴장은 노동이 단순한 과업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책임을 지는 행위임을 가르쳐줬다. 이를 통해 나는 내가 한 일의 무게를 끝까지 감당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노동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거의 모든 것들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구성된다. 밤늦게 집에 돌아올 때 불이 켜져 있는 거리, 아침마다 깨끗하게 정돈된 교실, 배달 음식 하나까지도 모두 누군가의 노동이다. 그 모든 것에는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있다. 이 사실을 깨달은 뒤부터 나는 내가 일하는 시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일하고 있는 시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상상은 자연스럽게 감사로 이어졌다. 내가 보지 못했던 누군가의 수고 덕분에 하루가 무사히 흘러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노동은 단지 경제적 거래가 아닌 사회적 연대의 형식으로 느낄 수 있었다.
  노동을 단순히 일로만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놓친다. 하지만 노동은 인간이 삶을 이루고 책임을 배우며 서로를 연결짓는 수단이다. 그것은 단지 생계를 위한 활동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신적 실천이다. 우리는 노동을 더 잘 이해할수록 사람을 더 깊이 존중할 수 있다. 노동의 가치를 안다는 것은 사람의 가치를 아는 일임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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