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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9 09:48

2114 이도화

  • 이도화 오래 전 2025.06.09 09:48 1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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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피곤하고 고단하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주 의미를 잃는다. 하지만 오랜 세월, 다양한 종교는 인간의 ‘일’을 단순한 생계의 수단으로 보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말한다. 노동은 신성한 일이며, 인간이 신과 연결되는 방식이라고.기독교에서 노동은 하나님의 창조에 참여하는 행위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엿새 동안 일하시며 세상을 창조하셨고, 인간을 그분의 형상대로 지어 세상을 다스리고 돌보게 하셨다. 이는 곧, 인간의 노동이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는 창조적 행위임을 의미한다. 예수의 제자였던 바울도 말한다.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노동은 단지 먹고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책임과 사랑의 표현이며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살리는 길이다.
불교의 가르침은 다르지만, 그 안에도 노동에 대한 깊은 존중이 담겨 있다. 특히 선불교에서는 청소, 밥 짓기, 나무하기 같은 단순한 일들이 수행의 일부로 여겨진다. 노동을 통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머물 수 있다. 마음을 한곳에 집중하며 몸을 움직이는 일은 곧 ‘행위의 명상’이다. 노동은 번뇌를 비우는 도구이자, 마음을 고요히 하는 길이다. 인간은 일을 통해 세속적 욕망에서 멀어지고, 자기 자신과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이슬람교 또한 노동을 신앙의 중요한 일부로 여긴다. 꾸란은 분명히 말한다. “인간은 자신이 수고한 만큼만 얻는다.” 여기서 노동은 단지 개인의 소유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직하고 바른 삶을 사는 방식이며 공동체를 위한 책임이다. 예언자 무함마드는 “정당한 노동으로 얻은 수입은 가장 축복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슬람에서 노동은 곧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의 연장이며, 사람 사이의 정의와 공의를 실현하는 통로다.세 종교의 가르침은 각기 다르지만, 공통된 메시지를 전한다. 노동은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 짐이 아니라, 인간됨을 실현하는 통로라는 것이다. 일하는 손끝에 신의 뜻이 깃들 수 있고, 땀방울에는 사랑과 헌신이 배어날 수 있다. 인간은 일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자신을 성장시키며, 타인에게 기여한다. 노동이 신성하다는 말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하루하루가 영적이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그러므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이, 때로는 지겹고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그 일이, 거룩한 사명의 일부일 수 있다. 청소하는 손길에도, 아이를 가르치는 눈빛에도, 아픈 사람을 돌보는 손끝에도, 택배 상자를 나르는 발걸음에도 신의 숨결은 깃든다. 노동은 단지 생계를 위한 몸짓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을 더 낫게 만들고, 나를 완성하는 성스러운 예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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