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필요성을 단순히 '해야 한다 vs 하지 않아도 된다'의 문제로만 보면 아쉬운 것 같다. 나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여전히 의미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책임 있는 관계를 맺는 것에 있다고 본다.
요즘 우리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지만, 그중에서도 결혼은 서로에 대한 책임과 신뢰를 전제로 하는 가장 깊은 관계 중 하나다. 단순히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서로의 삶을 함께 꾸려나가기로 약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연애와는 다른 결혼만의 무게가 있고, 그만큼 안정감도 더 크다. 인간은 누구나 외로움이나 불안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갈 수 있는 한 사람이 있다는 건 굉장히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또한 결혼은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제도라고 본다. 물론 요즘은 혼자 사는 사람도 많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두 사람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구조가 훨씬 안정적일 때가 많다. 함께 생활비를 나누고, 서로의 건강이나 안전을 챙겨주며, 한쪽이 어려울 때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관계는 결혼을 통해 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질병, 사고, 노후처럼 인생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혼은 단순한 연애보다 훨씬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혼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드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부부가 자녀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은 한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가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족은 단순히 같이 사는 집단이 아니라, 서로를 지지해주는 공동체이고, 개인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외롭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작은 사회이기도 하다. 안정적인 가정을 통해 아이를 키우고, 그 아이가 다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결혼은 여전히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물론 시대가 달라졌고, 모든 사람이 결혼을 해야만 행복한 건 아니다. 나도 그런 변화는 자연스럽고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결혼 자체의 가치가 사라진 건 아니다. 오히려 진심으로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는 사람에게는, 결혼은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선택일 수 있다.
결혼은 단순히 두 사람이 한 집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지지하고, 힘든 시기를 함께 견디며, 기쁨을 나누는 삶의 동반자가 되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결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제도이며, 사회적으로도 그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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